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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와 여보의 호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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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7/06/12 [00:50]

지난 5월 21일은‘부부의 날’이었다. 이날 아내에게‘여보!’라고 부르면서 꽃을 전달했다면 어땠을까. 아내는‘당신! 웬일이야!’하면서 애들처럼 좋아했을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부를 때 보통 < 여보 >라고 한다. 여보는 한자로 쓰면 < 如寶 >이다. 같을 여(如), 보배 보(寶)이다.
풀이하면 < 아내는 보배와 같이 소중한 사람 >이라는 의미다. 물론 < 여보 >가 < 여기 보오 >의 준말이란 설도 있다. 반대로 여자가 남자를 부를 때 < 당신 >이라고 많이 한다. 한자로는 < 當身 >이다. < 당할 당(當), 주관할 당(當) >, < 몸 신(身) >으로 < 내 몸과 같다 >는 뜻이다.
한편 먼 옛날에는 아내가 남편을‘서방님,‘낭군, 나리’로 불렀다. 남편은 아내를‘각시, 마님, 부인’이라고 했다. 부부가 함께 쓰던‘자네, 임자’도 있다. 그 외에도 남편을‘영감, 그이, 저이, 그분, 집주인, 신랑, 아기 아빠’, 아내를 ’내자, 이녁, 집사람, 아기 엄마‘ 등으로 불렀다.
‘마누라’라는 말은 본래 옛날 궁중에서 상궁이나 후궁과 왕비를 부르던 삼인칭 극존칭이다.‘영감’은 조선 시대에 3품 이상의 벼슬아치다. 현대에 와서도 사법고시를 패스한 검사쯤은 돼야 들을 수 있는 귀한 호칭이다.
마누라는 '마주보고 누워라'의 준말이기도 하다. 여편네는 '옆에 누워 있네'에서 왔다. 세월이 가면 어릴 적 친구와 이웃도 친척들도 다 곁을 떠나게 된다. 마지막까지 내 곁을 지켜줄 사람은 자녀들이고, 남편이고 아내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며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요즘에 `마누라`는 약간 다르다. 지금은 남편이 다른 사람에게(그것도 같은 지위나 연령에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아내를 지칭할 때나 또는 아내를 `여보! 마누라` 하고 부를 때 많이 쓴다. 다른 사람의 아내를 낮추어 지칭할 때, 예를 들면 `주인 마누라` 등으로 쓰이기도 한다.
원래 `마누라`는 `마노라`로 쓰였다. `노비가 상전을 부르는 칭호`로, 또는 `임금이나 왕후에게 대한 가장 높이는 칭호`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조선시대에 '대비 마노라, 대전 마노라, 선왕 마노라'처럼 마마와 혼용되어 쓰이던 극존칭어다. 높일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그리고 부르는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부르던 것이었다.
옛날에는 남편보다도 아내를 더 높여서 불렀던 모양이다. 남자는 기껏해야 `정삼품`으로 생각했는데, 아내는 `왕이나 왕비`로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마누라`와 `영감`은 대립어가 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지위가 낮은 사람이 그 웃사람을 `마누라`라고 부르거나 대통령이나 그 부인을 `마누라`라고 부르면 큰 일 난다. 큰 싸움이 나거나 국가원수 모독죄로 붙잡혀 갈 일이 생길 것이다.
그런데 왜 이것이 아내의 호칭으로 변화하였는지는 아직 명확히 알 수 없다. 조선왕조가 쇠퇴하면서 봉건시대가 막을 내리기 시작할 무렵, 늙은 부인 또는 아내를 가리키는 낮춤말로 변해 버린 것이다.
우리나라 말에는 남성이나 여성을 지칭하는 말이 여럿 있다. 남성과 여성을 지칭하는 말도 그 사람이 혼인을 했는지 여부에 따라,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떠한 벼슬을 했는지에 따라, 그리고 누가 부르는지에 따라 각각 다르게 지칭되었다. 남자를 지칭할 때, `남정네, 남진, 남편, 사나이, 총각` 등이 있다. 여자를 지칭할 때에는 `아내, 여편네, 마누라, 집사람, 계집, 부인, 처녀` 등 꽤나 많다.
`아내`는 지금은 그 표기법도 달라져서 그 뜻을 알 수 없게 되었지만 옛날에는 `안해`였다. `안`은 `밖`의 반의어이고, `-해`는 `사람이나 물건을 말할 때 쓰이던 접미사`이다. 그래서 그 뜻이 `안 사람`이란 뜻이다. 그래서 지금도 `안사람`이란 말을 쓰고 있다. 남자는 `바깥사람, 바깥분, 바깥양반` 등으로 쓰인다.
`부부``를 `내외`라고 하는 것이 그것을 증명해 준다. `여편네`는 한자어다. `여편`에다가 `집단`을 뜻하는 접미사 `-네`를 붙인 것이다. 남편의 `옆`에 있어서 `여편네`라는 말이다. 즉 `옆편네`가 `여편네`가 됐다는 것이다.
마누라는 중년이 넘은 아내를 허물없이 이르는 말이다. 남은 평생을 동반자로 살기로 약속한 부부들의 신뢰와 친밀감은 세상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마누라'는 자신의 옆을 지키는 아내를 부르는 말이다. '마주 보고 눕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항상 옆 자리를 지켜 주는 '동반자'이다. 나이가 들면 진정으로 고마운 아내의 존재를 실감할 수 있다.
(정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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