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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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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일보
기사입력 2017/12/20 [16:11]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면서 부작용 논란도 일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입사 지원서에 학력·학점·신체조건·출신지역 등의 항목을 없애는 것을 말한다. 인재 선발 때 학력이나 스펙 등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하고 오로지 개인의 직무 능력만을 보자는 취지다.

 전국의 대학들은 공공기관의 블라인드 채용 확대에 대비한 준비반 등 각종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정규 과목에 블라인드 채용에 대비한 자기소개서 작성·면접 방법을 넣을 정도다. 공정한 경쟁을 하자는 정부의 취지는 백 번 옳다.

 그러나 학력과 학점까지 못 보게 가려야 하는 방식에 대해 찬반 논쟁이 있다. 일부 면접 학원에서는 교묘하게 명문대학과 스펙을 드러내는 기법을 강연하고 있다. 본격 도입된 블라인드 채용의 혼란과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도입한 이 획기적인 방식에 대비한 사교육과 과외도 범람하고 있다니 문제다. 블라인드 채용을 둘러싼 논란 중 또 하나는 명문대 출신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명문대 출신들은 e메일 주소를 출신 대학교나 동아리 주소로 제시하는 등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자기소개서에 학교 대항전 얘기를 언급하는 등 숨겨야 할 것을 은근히 드러내는 다양한 전술을 동원하고 있다. 특정 대학에서만 쓰는 학과나 수업 명을 언급하면 학교를 명시하지 않아도 충분히 출신 학교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채용은 가면을 쓰고 노래 실력만으로 대결하는 TV프로그램‘복면 가왕’과 같은 것이다. 대학 간 서열화와 학벌주의로 인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고육지책이다. 인종·출신지를 가리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학력·학점까지 가린 블라인드 채용을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고질적인 학벌주의의 폐해를 생각하면 제대로 정착되어야 한다. 시행 초기에 불거지는 논란이나 부작용은 신중하게 검토해 개선하면 된다.

 다만 사기업은 경영진이 원하는 인재를 원하는 방식으로 뽑도록 하고 억지로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이들 반대론자들의 지적은 새겨봐야 할 것이다. 냉장고를 사러 갔는데 삼성전자 제품인지, LG 제품인지 모르고 살 수는 없지 않는가. 이런 논리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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